미국에서 23년의 시차를 둔 아동 실종 사건과 살인 사건의 기이한 연결고리를 파헤친 신간이 출간돼 주목받고 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벤자민 헤일의 신간 '동굴산'(Cave Mountain)은 2001년 미국 오작스에서 하이킹 도중 실종됐던 6세 소녀 헤일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헤일리는 실종 사흘 만에 강가에서 무사히 발견됐으며, 당시 '알리시아'라는 이름의 상상 속 친구가 자신을 돌보고 강으로 안내했다고 진술했다.
이 이야기는 한 가족 지인에게 1978년 바로 그 인근에서 발생했던 끔찍한 유아 살인 사건을 상기시켰다. 당시 살해된 3세 여아 베타니 알라나 클라크의 중간 이름은 '알라시'(Alasee)로, 헤일리가 언급한 '알리시아'와 발음이 매우 유사했던 것이다. 저자 헤일은 이 우연을 계기로 23년 전의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사건의 배후에는 '그리스도 성령을 통한 하나님의 교회'라는 이름의 소규모 종말론 광신 집단이 있었다. 이들은 백인 미국인이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10지파의 후손이며, 임박한 핵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들을 영적으로 순수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믿었다.
1978년, 집단의 실권자였던 수제트 프리먼과 '예언자'로 불린 17세 소년 마크 해리스는 집단에 속해 있던 3세 여아 베타니가 '저주받은 존재'(anathema)라고 선언했다. 이후 목사 로열 해리스와 그의 의붓아들이 숲으로 아이를 데려가 총으로 살해하고 얕은 구덩이에 암매장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사건 이후 프리먼을 제외한 주범들은 모두 살인 혐의로 체포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프리먼은 다른 이들의 범행을 증언하는 대가로 면책 특권을 확보했다.
저자 헤일은 책에서 초자연적 현상보다는 범인들의 이후 삶과 구원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그는 범죄자들이 수십 년간 죄책감 속에서 평범한 삶을 살았다고 묘사하며 "내가 믿는 가장 기독교적인 것은 죄로부터의 구원의 가능성"이라고 결론짓는다. 피해 아동 베타니의 어머니 역시 자신의 딸의 영혼이 다른 아이를 도왔다는 생각에서 위안을 얻었다고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