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법원의 관세 정책 제동에 맞서 새로운 법적 근거를 동원해 무역 전쟁의 전선을 재구축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외신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16개 교역국을 상대로 1974년 제정된 무역법 301조에 따른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지난 2월 20일 연방대법원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활용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판결한 데 따른 우회 전략이다.
행정부의 계획은 두 단계로 구성된다. 우선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모든 수입품에 150일간 15%의 임시 관세를 부과한다. 동시에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장기적인 관세 부과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조사를 개시해 법적 공백을 메운다는 구상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조사 대상국들이 무역 규칙을 준수해왔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해외 정부들이 자국 산업의 생산 능력을 실제 시장 수요 이상으로 키워 국제 시장에 과잉 공급을 초래했는지 여부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5개월 안에 관세율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며 낙관론을 폈다. 그는 무역법 301조가 과거 "4000건 이상의 법적 도전을 이겨냈다"고 언급하며 이번 조치의 법적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행정부의 계획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조사가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150일의 임시 관세 기간 내에 완료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역 상대국들의 보복 조치나 공급망 재편,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도 변수로 꼽힌다.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에 근본적인 모순이 있다고 지적한다. 관세를 통해 자국 내 제조업을 부활시키려는 목표와 관세 수입을 확보하려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입이 줄어야 공장이 미국으로 돌아오지만, 관세 수입을 유지하려면 수입이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