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규제 관할이 불분명한 역외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자금세탁과 제재 회피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각국의 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12일(현지시간) FATF는 '역외 가상자산 사업자(oVASP)의 위험 이해 및 완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일부 역외 기업들이 규제 및 감독의 허점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사업자는 자금세탁방지(AML) 및 테러자금조달방지(CFT) 규칙을 집행하려는 각국 당국의 노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FATF는 "결과적으로 역외 가상자산 사업자 감독 당국과의 협력을 포함한 효과적인 국제 공조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핵심은 여러 국가에 걸쳐 운영되는 역외 가상자산 사업자의 복잡한 구조다. 특정 업체가 한 국가에 법인을 설립하고 다른 국가에 서버 등 인프라를 둔 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로 인해 어느 국가의 당국이 감독 책임을 갖는지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FATF는 일부 국가들이 자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외 플랫폼을 식별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에 법적 실체가 없으면 당국이 해당 기업의 사업 내용이나 처리되는 거래를 파악할 수 있는 가시성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ATF는 각국 정부가 해외에 기반을 둔 가상자산 기업이라도 자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역외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자국 내 사용자 대상 서비스 제공 시 등록 또는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또한 국경을 넘어 규제 당국과 법 집행 기관 간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경고는 FATF가 지난주 스테이블코인과 개인 지갑에 대한 별도 보고서를 발표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당시 보고서에서도 거래소 등 규제된 중개자 없이 이뤄지는 개인 간(P2P) 거래가 자금세탁방지 감독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