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430조원이 넘는 스테이블코인 자산 대부분이 활용되지 않은 채 방치돼 암호화폐 생태계의 심각한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아르테미 파르샤코프 P2P.org 부사장은 기고문을 통해 “3000억달러(약 432조원)가 넘는 스테이블코인이 유통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자본은 정체돼 있다”고 밝혔다.

파르샤코프 부사장은 스테이블코인이 온체인 시장의 사실상 현금 역할을 하지만 거래소, 지갑, 기업 금고 등에서 수개월 동안 비활성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단순한 효율성 격차가 아닌 구조적 문제라고 규정했다.

그는 “자본 효율성을 약속하며 구축된 암호화폐 산업에서 가장 널리 보유된 자산이 전통 은행의 휴면 계좌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자본의 비활성화는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우선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속도가 저하돼 시장 유동성이 얇고 취약해진다. 파르샤코프 부사장은 “유휴 자본은 시장이 가장 필요로 할 때 지원할 수 없다”며 스트레스 상황에서 호가 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유동성이 예상보다 빨리 사라지는 현상을 예로 들었다.

또한 과거 중앙화 대출 기관들의 붕괴가 ‘수익 창출’ 활동에 대한 무분별한 기피 현상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투명하고 규칙에 기반한 프로토콜 수준의 참여와 위험한 대차대조표 대출 간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극단적인 신중함과 비활동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파르샤코프 부사장은 막대한 기회비용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수천억 달러의 자본이 미사용 상태로 남아있으면 유동성 감소, 실험 감소, 경제적 처리량 감소 등 시스템 전반에 걸쳐 부담이 확산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더리움, 솔라나 등 다른 분야에서는 기관들의 스테이킹 참여가 표준 관행으로 자리 잡은 점을 대조적으로 제시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프로토콜 위험과 거래상대방 위험의 차이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온체인 시장의 중추로 남으려면 유휴 잔고가 만드는 비효율을 해결해야 한다”며 “프로그래밍 가능한 화폐가 서랍 속 현금 이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이 생산적이고 통합된 경제 자산으로 진화할지, 아니면 수동적인 잔고로 남을지가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