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장사 메타플래닛이 지난해 비트코인 투자로 87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비트코인 생태계 육성을 위해 2500만달러(약 36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단행한다.

12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인 메타플래닛(Metaplanet)은 신설된 벤처 및 자산운용 부문을 통해 향후 2~3년간 약 40억엔(2500만달러)을 비트코인 관련 인프라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 재원은 비트코인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일본 내 디지털 자산 생태계 성장을 가속하기 위한 것으로, 스타트업 자금 지원, 창업자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오픈소스 비트코인 프로젝트 및 교육 활동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세 가지 분야에 집중된다.

그러나 이번 투자 확대 결정은 회사가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 메타플래닛은 지난해 비트코인 보유분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약 950억엔(6억500만달러, 약 8712억원)에 달하는 연간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 회사는 현재 35102 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균 매입 단가는 개당 10만7000달러로 현재가 대비 약 37%의 평가손실(약 14억달러, 2조160억원)을 보고 있는 상태다.

투자 전략은 대출, 수탁, 결제, 파생상품 등 비트코인 금융 솔루션을 개발하는 초기 단계 기업에 초점을 맞춘다.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하되, 생태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글로벌 혁신 기술도 적극적으로 탐색할 방침이다. 이미 첫 투자로 일본 금융청(FSA) 규제를 받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JPYC'에 4억엔(260만달러)을 투자하기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으며, 실사 후 오는 4월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사이먼 게로비치 메타플래닛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일본은 디지털 자산을 위한 세계 최고의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며 "이제는 그에 걸맞은 기업, 개발자,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메타플래닛의 주 수입원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자산의 옵션 매도 프리미엄으로, 지난해 이 사업으로 약 51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회사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8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메타플래닛의 이번 벤처 및 자산운용 사업 진출이 비트코인 가격에 직접적으로 연동되지 않는 균형 잡힌 수익원을 확보해 사업 집중 위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