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중성자별이 사상 최초로 원형이 아닌 타원형 궤도를 그리는 모습이 포착돼 천문학계의 기존 이론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과학 전문매체 IFL사이언스에 따르면 국제 연구팀은 약 9억1000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블랙홀과 중성자별의 병합 현상 'GW200105'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관측된 모든 블랙홀-중성자별 쌍성계는 중성자별이 블랙홀 주위를 원형으로 돌다가 점차 거리가 좁혀지며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GW200105 현상에 대한 통계 분석 결과, 중성자별의 궤도가 원형일 확률은 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타원 궤도에 대한 신뢰도는 99.5%에 달했다.
이번 발견은 두 천체가 어떻게 쌍을 이루고 충돌에 이르는지에 대한 기존 이론 모델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 공동 저자인 퍼트리샤 슈밋 버밍엄대 박사는 "이번 발견은 이 극단적인 천체들이 어떻게 합쳐지는지에 대한 중요하고 새로운 단서를 제공한다"며 "우리의 이론적 모델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우주 어디에서 이런 시스템이 탄생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충돌 직전의 타원 궤도가 이 천체 시스템의 독특한 탄생 배경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고립된 환경에서 조용히 진화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다른 별들과 중력적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버밍엄대의 제러인트 프래튼 연구원은 "궤도의 타원 형태는 이 시스템이 고립된 상태에서 조용히 진화한 것이 아니라 다른 별이나 제3의 동반 천체와의 중력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됐음을 거의 확실하게 보여준다"고 밝혔다.
논문 주저자인 곤살로 모라스 마드리드 자치대 및 막스플랑크 중력물리학 연구소 소속 연구원은 "모든 중성자별-블랙홀 쌍이 동일한 기원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증거"라며 "이심률이 큰 궤도는 많은 별이 중력적으로 상호작용하는 환경에서 탄생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 충돌로 인해 형성된 새로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13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