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이 범죄 수익으로 압수한 6만1000개의 비트코인을 둘러싸고 원소유주인 중국 투자사기 피해자들과 영국 사법당국 간의 법적 분쟁이 본격화됐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투자사기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단체들은 런던 경찰이 압수한 암호화폐에 대한 반환을 요구하며 영국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비트코인은 압수 이후 가치가 폭등해 현재 시세로 약 32억파운드(약 6조1920억원)에 달한다.
이번 분쟁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12만8000명 이상의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힌 중국 투자사기 사건에서 비롯됐다. 사기 주범인 첸즈민은 투자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꿔 해외로 빼돌렸고, 영국 사법당국은 2018년 런던에서 자금세탁을 돕던 공범 지안 원의 자택을 급습해 6만1000개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문제는 영국 당국이 제안한 보상안이다. 피해자 측은 영국 당국이 중국 구제 제도를 통해 보상하겠다는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 보상안이 압수 이후 급등한 비트코인의 시세차익을 영국 당국이 차지하는 불공정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피해자 약 5700명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캔디(Candey)는 법정 소송이 피해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확보할 최선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캔디 측은 회수된 자금의 18%를 상한으로 법률 비용을 책정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영국 검찰은 피해자들의 법적 주장이 '소수의 피해자들과 그들의 소송 투자자들'에게 실제 손실액을 초과하는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마틴 에반스 검사는 법원에 제출한 서면에서 이러한 주장이 다른 피해자들과 영국 왕실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기 주범인 첸즈민은 2025년 11월 영국 법원에서 11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그의 공범 지안 원은 자금 세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안 원은 비트코인으로 런던의 호화 저택을 구매하려다 자금 출처를 소명하지 못해 당국의 주목을 받았다.
법원은 오는 7월 예비 심리를 열어 압수된 비트코인에 대한 소유권 주장에 영국법과 중국법 중 어느 법을 적용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또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오는 5월 22일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는 마감 시한을 설정했다.
이번 사건은 압수된 디지털 자산의 가치가 배상 시점까지 크게 변동할 경우 발생하는 소유권 및 보상 범위에 대한 법적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영국 당국 역시 2025년 압수된 암호화폐의 매각 시점과 방법을 검토하는 등 관련 정책 마련에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