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100달러 선을 돌파하자 미국 증시 선물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포격으로 이라크 해역에서 유조선 2척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이란은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지피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후퇴시켰다. 이날 오전 4시49분 기준 다우 E-미니 선물은 0.55% 하락했으며 S&P 500 E-미니 선물과 나스닥 100 E-미니 선물도 각각 0.44%씩 내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1.01포인트 오른 25.24를 기록하며 시장의 불안 심리가 커졌음을 시사했다. 금리에 민감한 러셀 중소형주 지수 선물은 1% 넘게 하락했다.

유가에 민감한 항공주와 크루즈 관련주가 특히 타격을 받았다. 아메리칸 항공과 사우스웨스트 항공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각각 1% 이상 하락했으며 노르웨이지안, 로열 캐리비안 등 크루즈 업체 주가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반면 옥시덴탈, EQT 등 에너지 기업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금리인하 전망도 어두워졌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첫 금리인하 시점 전망을 기존 6월에서 9월로 연기했다. 금융시장 선물 데이터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말까지 단 한 차례의 금리인하 가능성만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분쟁 이전 두 차례 인하를 기대했던 것에서 크게 후퇴한 수치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가 이끄는 전략가 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이 광범위한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는 장기적인 분쟁 가능성을 가격에 점점 더 반영하고 있다"며 "긴장 완화의 구체적인 신호가 없어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광범위한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의 위험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미국 정부가 16개 주요 교역국의 과잉 산업 설비와 강제 노동에 대한 새로운 무역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한 점과 약 2조달러 규모의 사모 신용 시장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부각된 점도 시장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발표될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의 발언을 주시하고 있다. 오는 14일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데이터가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