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에너지 쇼크가 인도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주가지수가 급락하고 루피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인도 증시의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은 올해 들어 약 10% 하락했다. 루피화 가치 역시 달러당 92.3638루피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원유 수요의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인도는 에너지 가격 급등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유가 상승은 소비부터 기업 실적에 이르기까지 경제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충격을 유발하며 물가 급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만 인도 주식시장에서 약 53억달러(약 7조632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2022년 이후 가장 긴 3분기 연속 순매도세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공급망 차질 우려로 인도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줄이고 있다.
런던 소재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쿤잘 갈라 글로벌 신흥시장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에너지 위기 측면에서 인도는 석유 의존도 때문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라며 인도에 대한 투자 비중을 '상당히 축소'한 상태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소비 둔화 우려로 음식 배달업체 이터널, 담배 제조업체 ITC, 자동차 제조업체 마루티 스즈키 등이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프트웨어 수출업체 인포시스와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도 약세를 보였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루피화 가치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며 개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보고서를 통해 "자본 흐름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대외 계정 취약성이 계속 두드러질 것"이라며 "루피화의 변동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