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법률 시장을 둘러싼 스타트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들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경쟁사가 아닌 고객의 비지니스 모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법률 시장의 패권을 두고 스타트업 '하비'(Harvey)와 '레고라'(Legora)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비는 기업가치 110억달러(약 15조8400억원)를 인정받은 선두 주자이며, 레고라는 50억달러(약 7조2000억원) 이상의 가치로 그 뒤를 쫓고 있다.
하비는 미국 대형 로펌의 절반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리걸테크 펀드'와 손잡고 유망한 신생 법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시작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레고라의 추격도 매섭다. 레고라는 최근 5억5000만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 자금을 활용해 캐나다 법률 기술 스타트업 '월터'를 인수하며 첫 기업 인수에 성공했다. 현재 레고라는 미국 대형 로펌 시장의 약 20%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들의 진짜 경쟁이 서로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톰슨 로이터나 렐엑스(RELX)와 같은 전통적인 법률 서비스 강자들이 방대한 독점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전히 강력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잠재적 과제는 AI 기술이 고객인 대형 로펌의 수익 모델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AI를 통해 업무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것은 사내 변호사들에게는 긍정적이지만, 시간당 보수(billable hours)를 기반으로 하는 대형 로펌의 사업 구조와는 충돌을 일으킨다.
즉 AI가 변호사의 업무를 간소화하고 시간을 단축시킬수록 로펌이 고객에게 청구할 수 있는 비용이 줄어들어 수익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명 로펌 '스캐든'(Skadden)의 데이비드 골드슈미트 파트너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더 똑똑한 기계가 반드시 더 나은 변호사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AI 기술이 신입 변호사들의 실무 경험 습득 기회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