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인플레이션 공포를 자극하면서 독일의 국채금리가 2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3bp(1bp=0.01%포인트) 상승한 2.96%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란과의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오는 4월까지 ECB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35%로 보고 있으며 6월 인상은 거의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2026년 말까지 두 차례의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 우려는 국제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2주째에 접어든 이란 전쟁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12일 브렌트유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유럽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서만 60% 이상 급등했다. 이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되고 있다.

ECB 내에서도 매파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페터 카지미르 ECB 정책위원은 이번 주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이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을 강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코메르츠방크의 하우케 지멘센 금리 전략가는 "ECB가 올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평가를 유지한다"면서도 "매파적 발언이 계속되면서 시장은 당분간 불리한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블룸버그의 벤 람 거시 전략가는 "독일 장기채는 단기적으로 계속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