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소수민족 동화 정책을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민족단결 진보 촉진법'을 통과시켜 소수민족에 대한 통제를 한층 강화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2일(현지시간) '민족단결 진보 촉진법'을 표결에 부쳐 찬성 2760표, 반대 3표, 기권 3표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했다.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지난주 전인대 보고에서 이 법이 "주요 위험과 잠재적 위험을 예방하고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민족 문제는 국가 통일, 국경 지역 안보, 사회 안정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아직 법률 전문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공개된 초안에 따르면 교육 현장에서 만다린 중국어 사용을 의무화하고 민족 문제에 대한 외부의 간섭을 경고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지난해 8월 이 법안 초안을 논의한 사실은 최고 지도부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서방에서는 즉각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은 성명을 통해 "이 법은 중국 전역의 소수민족 공동체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티베트와 신장 지역의 교육 및 종교의 자유를 더욱 침해할 것"이라며 "진행 중인 인권 유린에 합법성의 외피를 제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는 이날 기사에서 이 법이 소수민족의 언어를 장려·보호하고 문자 사용을 보장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탄압 의혹을 '세기의 거짓말'이라며 부인해왔다.
하지만 최종 검토를 위해 제출된 초안에는 모든 학교와 교육기관이 표준 중국어 관련법에 따라 만다린어를 교육 언어로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앞서 중국 정부가 2020년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이중언어 교육을 중단하고 중국어 교육만 시행하려 하자 몽골족 정체성을 말살하려는 시도라는 반발과 시위가 일어난 바 있다.
2012년 집권 이후 시진핑 주석은 신장, 티베트, 네이멍구 등 소수민족 자치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왔다. 특히 신장 지역 수백만명의 위구르족을 대상으로 감시를 확대하고 서방이 '강제 노동'으로 비판하는 근로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신장과 티베트 자치구 설립 기념행사에 직접 참석해 수십년간 하위 관료가 참석하던 관례를 깨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티베트에서 1670억달러(약 240조4800억원) 규모의 수력발전 프로젝트 건설을 시작하는 등 경제적 수단을 통한 지역 장악력 강화도 추진 중이다.
앨런 칼슨 코넬대 교수는 블룸버그에 "이 법은 시진핑의 중국에서 한족이 아닌 사람들은 한족 주류에 더 많이 통합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베이징에 충성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