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위스 의회 상원은 이날 은행의 '보너스 중심 인센티브 시스템'이 '공격적인 위험 감수 문화'를 조장한다며 이를 억제하기 위한 법안을 표결에 부친다. 약 5년 전 사회당 소속 한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UBS 외에도 라이파이젠 그룹, 취리히 칸토날방크, 포스트파이낸스 등 다른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의 고위 경영진 급여도 겨냥한다.

이번 표결은 UBS가 일부 사업부의 2025년 보너스 총액을 최대 20%까지 늘렸다고 밝힌 직후에 이뤄진다. 세르지오 에르모티 UB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변동 급여로만 1210만 스위스프랑(약 224억원)을 받아 총 보수는 1490만 스위스프랑에 달했다.

해당 법안은 의회 위원회의 반대에 부딪혀 통과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만약 가결된다면 2013년 이른바 '뚱보 고양이(fat cats)' 법안 이후 스위스 경영진 보수 체계에서 가장 큰 변화가 될 전망이다. 당시 개혁으로 경영진 보수에 대한 연례 주주 투표가 도입되고 황금낙하산 및 합병 보너스가 금지된 바 있다.

이러한 규제 강화 움직임은 2023년 크레디트스위스(CS)의 갑작스러운 붕괴와 정부 주도의 UBS 인수 사태가 기폭제가 됐다. 과도한 위험 감수에 대한 보상이 금융 시스템을 위협했다는 비판이 커졌기 때문이다. 카린 켈러-서터 스위스 재무장관 역시 에르모티 CEO와 같은 경영진에게 지급되는 보수 수준이 "일반 시민의 상상을 초월한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다만 앞서 경영진 급여에 고정 상한선을 두려는 시도는 실패하고, 대신 '경영 실적이 좋지 않으면 보너스를 지급해서는 안 된다'는 보다 일반적인 조항을 채택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스위스의 움직임은 유럽 내 다른 국가들과는 대조적이다. 네덜란드는 최근 은행가들의 변동 보수를 고정 급여의 20%로 제한하던 오랜 규정을 완화하는 쪽으로 움직였다. 영국 역시 이전에 비슷한 상한선을 폐지한 바 있다. 이들 국가의 은행들은 보너스 상한제가 인재 채용을 어렵게 한다고 비판해왔다.

현재 스위스는 CS 사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 규제 전반에 대한 개편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임금보다는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의 자본 요건과 금융감독청(Finma)의 권한 강화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