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에 비상이 걸리면서 1년간 중단됐던 미국산 LNG의 중국 수출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로이터통신은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의 선박 추적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중단되면서 세계 2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유럽으로 향하던 LNG 선박들이 잇따라 아시아로 항로를 변경하고 있다. 케이플러 데이터에 따르면 '움 구와일리나'(UMM Ghuwailina)호는 지난 1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플래크마인스 LNG 터미널에서 화물을 싣고 벨기에로 향하다가 목적지를 중국 톈진으로 변경했다.
이 화물이 중국에 도착하면 지난해 2월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으로 미국산 LNG가 중국에 수입되는 것이다. 과거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서 미국산 LNG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수입을 사실상 중단해왔다. 현재 중국은 10%의 기본 관세와 15%의 LNG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수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에너지 시장분석기관 ICIS의 유안다 왕 선임 분석가는 "해당 선박은 아직 브라질 해안 근처에 있어 최종 목적지가 또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관세 수준에서 미국산 LNG는 가격 경쟁력이 없으며 관세가 철폐되더라도 중국의 파이프라인 수입 가스보다 비싸다"고 분석했다. 현재 아시아 구매자들은 3~4월 인도분 LNG에 대해 100만BTU(영국열량단위)당 20~25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이러한 항로 변경은 움 구와일리나호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텍사스주 프리포트 LNG 터미널에서 선적한 '엘리사 아르데아'호는 네덜란드로 향하다 대만으로, 나이지리아 보니 LNG 터미널에서 출발한 '팬 아메리카스'호는 크로아티아 대신 아시아로 항로를 틀었다. 중동발 공급 충격이 유럽으로 향하던 LNG 물량을 아시아로 끌어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