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한 신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책은 보조금 지급을 수출 실적 및 현지 부품 사용률과 연계하는 것을 골자로 해 애플과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12일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정부가 이 같은 내용의 생산연계인센티브(PLI) 2단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달 31일 종료되는 기존 PLI 프로그램이 내수용 생산량 증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새로운 계획은 수출과 부품 국산화에 명시적으로 혜택을 연동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 인센티브 개편은 인도를 단순 조립 기지를 넘어 고부가가치 제조 허브로 발돋움시키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인도 정부는 이를 통해 지정학적 위험을 회피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고 세계 공급망에서 인도의 입지를 강화하며 궁극적으로 중국의 대항마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정부는 인도 내수 시장에 주력해온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도 인도를 수출 기지로 활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인센티브는 현지 부품 사용 비중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 카메라 모듈,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을 인도 현지 공급업체로부터 조달하는 제조사는 추가 혜택을 받게 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높은 부품 국산화율을 달성하고 이를 수출까지 하는 기업이 최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책은 인도 스마트폰 수출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는 애플에 상당한 호재가 될 전망이다. 애플은 연말까지 미국으로 수출되는 아이폰 대부분을 인도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인도의 전자제품 육성 전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인도가 중국과 같은 생산 효율성과 규모를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현지 공급망이 아직 부족하고 물류 비용이 높다는 점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반도체와 같은 핵심 고부가가치 부품은 여전히 중국, 한국, 대만 등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인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인 딕슨 테크놀로지스는 지난 11일 중국 HKC와 디스플레이 모듈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정부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밝히는 등 부품 생태계 구축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는 정책의 구체적인 규모와 예산 등은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