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5개월 연속 이어지던 터키의 금리인하 행진이 멈출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12일(현지시간)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경제 분석가 17명 중 16명이 터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인 1주일 레포금리를 현행 37%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5회 연속 금리를 인하해왔다.

이번 금리 동결 전망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터키는 원유와 가스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이 국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주 초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으며 12일 오전 브렌트유는 1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이미 31%에 달하는 높은 연간 물가상승률을 기록 중인 터키가 통화완화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고물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터키는 전쟁 발발 이후 리라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소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터키 금융권은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리라화 가치 방어를 위해 120억달러(약 17조2800억원) 이상을 매도했다. 머니마켓펀드(MMF)에서도 70억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 제공하는 자금 조달 금리를 기준금리(37%)보다 높은 오버나이트 대출금리(40%)로 전환하며 사실상의 긴축 효과를 냈다. 재무부 역시 유가 상승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세금 정책을 발표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금융기관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도이체방크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높이고 무역적자를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금리인하 중단만으로도 충분하겠지만, 불확실성에 대응해 매파적 신호를 주기 위한 소폭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제기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올해 말 정책금리가 3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고유가, 통화 압력으로 금리인하 여지가 제한될 수 있다"며 긴축 편향의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