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제5의 메이저' 테니스 대회 BNP 파리바 오픈이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고 있으나, 과도한 상업화와 비싼 물가로 오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테니스 파라다이스'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BNP 파리바 오픈은 최근 기록적인 관중을 동원하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동시에 고급화 전략으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이 대회는 지난해 50만4268명의 관중을 동원했으며 올해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하루에만 5만8828명이 입장해 일일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주차장부터 음식, 좌석 확보까지 모든 곳에서 긴 줄을 서야 하는 등 관람객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고급화 전략에 따른 고가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회장 내 '샤퀴테리 샴페인 라운지'에서는 샴페인 한 잔을 43달러(약 6만2000원)에 판매하며, 한 버거 가게는 캐비어 1온스를 125달러(약 18만원)에 제공한다. 대회의 시그니처 칵테일로 내세운 '드롭 샷' 역시 한 잔에 27달러(약 3만9000원)에 달한다.

이러한 변화는 2010년 오라클 창업자 래리 앨리슨이 재정난에 시달리던 대회를 인수한 뒤 본격화됐다. 앨리슨은 1억3000만달러(약 1872억원) 이상을 투자해 8000석 규모의 2번 코트와 고급 레스토랑 등을 신설하며 시설을 현대화했다. 그는 당시 "윔블던은 팔지 않으니,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대회"라며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과거의 장점이었던 '가성비'와 '친밀감'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부터 2번 코트는 별도의 비싼 티켓을 구매한 관중만 입장할 수 있도록 정책이 변경돼, 많은 좌석이 빈 채로 경기가 진행되기도 했다. 과거 로저 페더러나 라파엘 나달 같은 슈퍼스타들이 외부 코트에서 복식 경기를 뛰던 모습을 이제는 상상하기 어렵게 됐다.

대회 최고마케팅책임자(CMO) 필립 도어는 2016년 '테니스 파라다이스'라는 슬로건을 만들며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경험 자체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US오픈처럼 브랜드 가치를 높여 팬층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비판에도 불구하고 약 60달러(약 8만6000원) 수준인 그라운드 입장권은 여전히 스포츠계에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인파에 시달렸지만, 즐거웠던 부분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는 한 팬의 말을 인용하며 대회의 명과 암을 동시에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