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금융당국이 약 576억원 규모의 내부자거래 및 부패 혐의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해 현지 증권가가 발칵 뒤집혔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와 염정공서(ICAC)는 공동성명을 통해 '퓨즈'(Fuse)라는 작전명으로 합동 수사를 벌여 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두 곳의 대형 증권사와 한 헤지펀드사가 연루된 3억1500만홍콩달러(약 576억원) 규모의 내부자거래 및 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
당국은 공식 성명에서 기업명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계 대형 증권사인 중신증권(Citic Securities)과 국태군안국제(Guotai Junan International)의 홍콩 사무실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헤지펀드 인피니 캐피털 매니지먼트(Infini Capital Management) 역시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는 증권사 고위 임원들이 헤지펀드 매니저로부터 400만홍콩달러 이상의 뇌물을 받고 여러 홍콩 상장사의 주식 블록딜과 관련된 미공개 정보를 유출했다는 혐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헤지펀드는 이 정보를 이용해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지난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기업 사무실과 개인 거주지 등 14곳을 압수수색했으며, 고위 경영진과 중간책 등 남성 6명과 여성 2명을 구금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홍콩 증시에서 국태군안국제 주가는 장중 한때 6.5% 급락했으며 중신증권 주가도 3.4%까지 하락했다. 국태군안은 성명을 통해 "지난 10일 압수수색으로 직원 1명이 구금되고 일부 서류가 압수됐다"면서도 "전반적인 사업과 운영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인피니 캐피털은 논평을 거부했으며 중신증권은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인피니 캐피털은 전 모건스탠리 투자은행가 출신인 토니 친이 설립한 회사로, 최근 홍콩의 기업공개(IPO) 및 사모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이번 사건은 2017년 '에니그마 네트워크' 수사 이후 홍콩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금융 범죄 수사로 평가된다. 최근 IPO 급증과 함께 거래 투명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온 홍콩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규제 강화에 나선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