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이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확산하면서 오만이 주요 원유 수출항을 폐쇄하고 이라크가 석유 터미널 운영을 중단하는 등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위협이 심화하고 있다.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만 당국은 예방 조치로 주요 원유 수출항인 미나 알 파할 항구의 선박들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이는 이라크 영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2척 피격 사건에 따른 조치다.

이라크 국영석유마케팅회사(SOMO)는 피격된 선박이 마셜제도 선적 '사피시 비슈누'호와 몰타 선적 '제피로스'호라고 밝혔다. 이라크 항만공사 또한 국영 통신사를 통해 석유 터미널 운영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SOMO는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이라크의 안보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해상 항해 안전을 위협한다"고 발표했다.

선박에 대한 공격은 최근 며칠 사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제벨 알리 북쪽에서 한 선박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태국 해군은 전날 태국 선적 화물선 '마유리 나리'호가 피격됐다고 전했다. 오만에서는 국영 통신사가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드론이 살랄라항의 연료 탱크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위기가 고조되면서 12일(현지시간)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10% 급등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사상 최대 규모인 4억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음에도 유가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ING그룹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오만산 원유 수출 차질이 지속되면 더 광범위한 역내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흐름 이상의 것을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데이터 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의 쉬 무위 수석 분석가 역시 "오만의 해상 대피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미나 알 파할 항구에서는 하루 약 100만배럴의 오만산 원유가 수출된다. 오만산 원유는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 벤치마크를 설정하는 두 유종 중 하나로, 공급 차질은 역내 전체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 원유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생산량을 줄였다. 사우디는 홍해 연안 얀부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를 수출하는 등 우회로를 찾고 있으나 공급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