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분쟁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번지면서 국제 유가가 장중 120달러를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장의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 재개 여부다. 이란과 오만 사이의 해협이 폐쇄됐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120달러까지 치솟았고, 미 해군이 호위를 재개했다는 미확인 보도에 80달러까지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급등을 막아야 하지만, 국가안보전략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유지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반면 이란에게 해협 봉쇄는 미국을 압박할 가장 강력한 지렛대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4억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지만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배넉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하루 1100만~1600만배럴의 공급 차질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IEA 비축유는 최대 추정치 적용 시 약 25일 만에 소진될 수 있다.

분쟁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용평가사 이건-존스(Egan-Jones)는 이란이 저비용 드론과 기뢰 등을 활용해 미 해군에 막대한 비용을 강요하는 비대칭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는 전쟁이 4월 30일까지 지속될 확률을 52%로 보고 있다.

한편 분쟁 발발 이후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2% 하락한 반면, 비트코인은 5% 이상 상승하며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바이트트리의 찰리 모리스는 "소프트웨어처럼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물리적 분쟁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수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공급망 조정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시장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