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RBA)이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단행했던 금리 인하 기조를 완전히 뒤집고 추가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호주 4대 주요 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RBA가 오는 17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오는 5월에도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경우 최종금리는 4.35%에 이르게 된다.

자금 시장은 더욱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에서는 세 차례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며 최종금리가 4.6%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호주 광산 투자 붐이 절정이던 201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이란 전쟁 격화로 인한 유가 급등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걸프만 산유국들을 타격하면서 국제 유가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했다가 81.16달러까지 떨어졌으며, 12일에는 다시 100달러를 넘어섰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애덤 보이튼과 애들레이드 팀브렐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중동 분쟁이 호주에 미치는 가장 분명하고 즉각적인 영향은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며 "기준금리가 4.35%에 도달하면 RBA는 정책이 긴축적이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가 상승은 호주 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호주 휘발유 가격이 치솟고 있으며, 뉴사우스웨일스 도로화물협회는 다음 달 슈퍼마켓의 식료품과 과일, 채소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콴타스항공 역시 유가 상승을 이유로 국제선 항공료 인상을 발표했다.

RBA가 올해 2월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을 당시만 해도 추가 인상 시점은 5월로 점쳐졌다. 하지만 앤드루 하우저 RBA 부총재가 회의 전 통화정책 관련 발언 금지 기간 직전 공개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으로 인한 추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우려한다고 밝히면서 3월 인상설에 무게가 실렸다.

호주의 한 민간 지표에 따르면 3월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5.2%로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이란 전쟁이 격화되기 전부터 이미 호주 내 물가 압력이 상당했음을 시사한다.

TD증권의 프라샨트 뉴나하 거시 전략가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공급망이 정상화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상품 공급 감소가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날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커먼웰스은행의 벨린다 앨런 호주 경제 책임자는 "RBA가 결국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춰 3월과 5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호주 인플레이션이 최고 5%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