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이 자국 내 에너지 안보를 위해 석유제품 수출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에 나섰다.

12일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대형 정유사들이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수출 계약을 취소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주 정유사들에 신규 수출 계약을 중단하고 이미 합의된 물량도 취소 협상에 나설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의 비강제적인 지침에서 한 단계 격상된 조치다. 소식통에 따르면 통관 절차를 마치지 않은 모든 '클린' 석유제품의 선적이 중단됐으며, 이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이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페르시아만에서 분쟁이 격화되며 국제 유가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이라크 해역에서 유조선 2척이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이라크의 원유 터미널 운영이 중단됐다. 이는 이란의 보복성 공격이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선박에 대한 공격은 최근 며칠 사이 급증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아랍에미리트(UAE) 제벨 알리 북쪽에서 선박 한 척이 미상의 발사체에 맞았다고 밝혔고, 태국 해군은 자국 국적 화물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던 중 피격됐다고 전했다.

분쟁 지역은 호르무즈 해협 밖으로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오만 미나 알 파할 원유 터미널은 예방 조치로 한때 폐쇄됐다가 몇 시간 만에 재개됐다. 또한 오만 살랄라항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연료 탱크가 피격돼 컨테이너 및 일반 화물 터미널 운영이 중단됐다.

ING그룹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흐름뿐만 아니라 더 광범위한 역내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태가 악화하자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10% 급등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4억배럴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음에도 유가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세계 석유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이라크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이미 감산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