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기업 박스(Box)의 최고경영자(CEO)가 개발자들에게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사용할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하며 AI가 주도할 인터넷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했다.

12일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애런 레비 박스 CEO는 전날 진행된 인터뷰에서 "AI 에이전트가 인터넷의 가장 큰 사용자가 되는 세상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며 "거래량 기준으로 그 시기는 이미 우리에게 닥쳤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오픈AI, 앤트로픽, 코그니션 AI 등 여러 AI 연구소가 웹 검색, 데이터베이스 스캔, 법률 문서 검토 등이 가능한 AI 에이전트 기술을 잇달아 선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레비 CEO는 AI 에이전트의 활동이 극적으로 확장되면 온라인 세계에 구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터넷의 상당 부분이 재건되거나 우리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적응해야 할 것"이라며 "모든 소프트웨어는 에이전트를 위해 만들어져야 하며 이는 지각변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지금까지 사용자 친화적인 대시보드나 인터페이스 등 인간의 사용자 경험에 최적화하는 데 주력해왔지만 앞으로는 AI 에이전트에 최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비 CEO는 AI 에이전트가 온라인에서 직접 돈을 쓰는 새로운 경제 모델이 나타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그는 "에이전트에게 20달러(약 2만8800원)를 주고 특정 작업을 지시하면 에이전트가 돈을 지불하고 소프트웨어 도구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며 "이는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모델은 특히 온라인 콘텐츠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출판사들은 인간 사용자에게 비싼 구독료를 요구하는 대신 특정 연구나 데이터에 접근하는 에이전트에게 소액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레비 CEO는 기업들이 이 기술을 먼저 도입하고 이후 일반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를 가진 AI 봇을 온라인 상점에서 사용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래의 AI 에이전트가 중요한 식사 전에 식료품 재료를 대신 구매하는 사례를 예로 들었다.

실리콘밸리의 다른 리더들은 AI 에이전트의 미래에 대해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일자리 위협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오픈AI 투자자인 비노드 코슬라는 2030년대에 AI가 미국 일자리의 80%를 없앨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도 대부분의 초급 사무직이 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레비 CEO는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어떤 일자리가 사라질지보다 AI 시대를 위해 인터넷이 어떻게 재구성될지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과제는 누구의 콘텐츠가 에이전트의 작업 흐름에 포함되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