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와 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건설업의 깊은 부진과 중동 전쟁 발발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2026년 3월호'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반도체 호조세와 소비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건설업의 부진으로 생산 증가세가 완만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9.0% 늘었으며, 특히 반도체 가격 급등이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1월 전산업생산도 조업일수 증가 효과가 더해지며 4.1% 늘었고, 서비스업 생산 역시 4.4% 증가하며 회복세를 뒷받침했다.
소비 심리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2.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1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0.1% 증가에 그쳤으나,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는 2.3% 늘어 개선 흐름을 보였다.
반면 건설업 부진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1월 건설기성(불변)은 전년 동월 대비 9.7% 감소하며 부진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건축 부문이 11.8% 줄어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KDI는 새로운 대외 불확실성으로 중동 전쟁 발발을 꼽았다.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월평균 배럴당 60달러대에 머물던 두바이유 가격은 3월 들어 9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대외 리스크는 금융시장에 즉각 반영됐다. 2월까지 안정세를 보이던 주가와 환율은 3월 들어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코스피지수는 620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3월 10일 5532.6으로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469.2원까지 급등했다.
KDI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유가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소비자물가에 대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동 사태의 전개와 그에 따른 국제유가 및 금융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