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전통적 우방국인 캐나다와 영국에 대한 호감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외교 마찰 속에서 공화당 지지층의 평가가 급락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2월 2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연례 세계 문제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에 대한 미국인의 호감도는 80%로 전년 대비 9%포인트 하락했다. 영국에 대한 호감도 역시 76%로 8%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갤럽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두 국가 모두에 대해 가장 낮은 수치다.

이번 호감도 하락은 공화당 지지층에서 두드러졌다. 공화당 지지자의 캐나다 호감도는 1년 전 85%에서 62%로 23%포인트 폭락했다. 영국에 대한 호감도 역시 84%에서 64%로 20%포인트 급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의 캐나다와 영국에 대한 호감도는 각각 95%, 89%로 견고한 수준을 유지했다.

갤럽은 이러한 변화가 무역 분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관련 갈등, 우크라이나 및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입장차 등 미국과 두 나라 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 정권이 들어선 캐나다·영국 간의 정책적 대립이 공화당 지지층의 인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통의 우방국들에 대한 호감도가 하락하면서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국가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일본이 85%의 호감도로 1위에 올랐고 이탈리아가 84%로 그 뒤를 이었다. 캐나다는 덴마크와 함께 80%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인의 호감도는 34%로 3년 전 최저치였던 15%에서 두 배 이상 상승하며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 이는 2019년 4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북한과 이란은 각각 13%의 호감도를 얻어 조사 대상 21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