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 선을 다시 넘어섰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9.2% 급등한 배럴당 100.52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역시 8.6% 오른 배럴당 94.80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급등은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WSJ는 항만 관계자를 인용해 이라크 해역에서 이라크산 연료유를 실은 외국 유조선 2척이 발사체에 피격돼 화염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바레인 내무부는 이란이 무하라크주의 연료 탱크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전날인 11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화물선 3척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란의 잇따른 공격과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에 대한 미군의 군사 호위 보류 결정이 맞물리면서 해협 통행이 조속히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가 안정을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4억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흐름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ING의 원자재 전략팀은 "방출된 비축유가 시장에 도달하는 속도와 그 양이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흐름이 재개될 때까지 시장을 지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비벡 다르 호주커먼웰스은행 원자재·지속가능경제 헤드는 "이번 사태는 공급 차질 규모와 예비 생산 능력 부족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시장이 에너지 시장에 대한 충격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운송 차질 예상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21일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3월 내내 석유 흐름이 막힐 경우 유가가 2008년의 최고치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 급등 충격에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한국 코스피지수는 1.2% 내렸고 일본 닛케이지수는 2.1% 급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1.3% 하락 마감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상대적으로 유가 충격 노출도가 낮아 0.6% 하락에 그쳤다. 한편 주요 아시아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며 달러인덱스는 0.3% 오른 99.491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