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와 틱톡 등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콘텐츠 창작자들이 일자리와 수익 감소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최근 인스타그램은 일부 창작자들의 게시물을 활용해 AI가 자동으로 상품을 태그하고 판매하는 '숍 더 룩'(Shop the look) 기능을 사전 고지나 수익 배분 없이 테스트해 논란을 빚었다.

1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패션 인플루언서 줄리아 버롤츠하이머는 "내 동의나 인지 없이 내 이름과 얼굴이 무언가를 홍보하는 데 쓰였다"며 "도둑맞은 기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메타 대변인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이용자가 관심사와 일치하는 제품을 탐색하도록 돕기 위한 제한적인 테스트"였다며 "메타는 이 기능으로 수수료를 벌지 않으며, 피드백을 수렴해 다양한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틱톡과 핀터레스트의 유사한 기능 테스트와 맞물려 창작자들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메타의 인플루언서 AI 챗봇, 틱톡의 마케터용 AI 아바타 등 최근 실험들은 창작자의 역할 일부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빅테크 기업들의 우선순위는 창작자 경제에서 AI로 급격히 이동하는 모양새다. 메타는 2025년 연례 보고서에서 'AI' 또는 '인공지능'을 100회 이상 언급한 반면 '창작자'는 단 6회만 언급했다. 또한 회사 매출의 상당 부분을 AI 인프라와 인재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창작자 후원 플랫폼 패트리온의 잭 콘테 최고경영자(CEO)는 "플랫폼들이 창작자들을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까지만 돕고 싶어 한다"며 "이는 우버가 운전기사를 대하는 방식과 같다"고 지적했다.

AI 기술 발전으로 콘텐츠 제작이 쉬워지면서 신규 창작자들이 급증한 점도 기존 창작자들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인터랙티브 광고 협회(IAB)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업 콘텐츠 창작자는 약 150만명으로 2020년 대비 750% 증가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아이지아(Izea)의 린지 갬블 부사장은 "AI가 콘텐츠를 재창조할 수 있게 되면서 평범한 창작자들은 많은 가치를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AI만으로 소셜미디어 생태계가 유지될지에 대한 회의론도 존재한다. 인플루언서 제휴 플랫폼 LTK의 앰버 벤즈 박스 회장은 "광고 환경에서는 신뢰가 필수적"이라며 "인플루언서들은 플랫폼에 인간적인 손길과 신뢰를 더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패트리온 설문조사에서 창작자의 67%가 AI가 자신의 세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소 또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신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의 근간이 된 창작자들과의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