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차질이 장기화될 것을 예상하며 올해 4분기 국제 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2026년 4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기존 배럴당 66달러에서 71달러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2달러에서 67달러로 각각 5달러씩 높여 잡았다.

골드만삭스가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으로 지칭한 분쟁은 지난 2월 28일 시작된 이후 국제 유가를 급등시켰다. 브렌트유는 36% 이상, WTI는 약 39% 폭등했다. 두 유종은 지난 10일 장중 한때 배럴당 119달러를 돌파하며 2022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분쟁으로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유조선들의 발이 일주일 넘게 묶였다. 이에 따라 원유 저장고가 포화상태에 가까워지자 산유국들은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골드만삭스는 당초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흐름이 10일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새로운 분석에서는 정상 수준의 10%만 유지되는 저유량 기간이 21일간 지속된 후 30일에 걸쳐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또한 만약 3월 내내 해협의 통행이 막힌다면 유가가 2008년의 사상 최고치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각국 정부의 정책 대응도 모델에 반영했다. 전 세계적인 전략비축유(SPR) 2억5400만배럴 방출과 러시아산 원유 3100만배럴 인출이 이뤄지면 전 세계 상업용 원유 재고 감소 충격의 거의 50%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1일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4억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미국이 공급할 예정이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흐름이 오는 21일부터 회복되기 시작하는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IEA 회원국들이 합의한 4억배럴 전량을 방출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략비축유 인출에 하루 300만배럴이라는 물리적 한계가 있고, WTI 가격이 70달러대 초반으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6월 초까지 방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