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규제당국이 중국계 대형 증권사들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며 약 9년 만에 최대 규모의 금융권 단속에 나섰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와 염정공서(ICAC)는 이번 주 시틱증권(Citic Securities Co.)과 궈타이쥔안 인터내셔널 홀딩스(Guotai Junan International Holdings Ltd.)의 홍콩 사무실을 급습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한 명의 고위급 임원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투자회사인 인피니 캐피털 매니지먼트(Infini Capital Management Ltd.) 역시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조사는 최근 급증한 기업공개(IPO)와 거래량을 배경으로 금융 감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의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이번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자 홍콩 증시에서 궈타이쥔안의 주가는 장중 한때 6.5% 급락했으며 시틱증권도 2.3% 하락했다. 조사의 구체적인 배경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궈타이쥔안은 지난 10일 진행된 압수수색에서 직원 1명이 구금되고 일부 서류가 압수됐다고 확인했다. 다만 회사 측은 "전반적인 사업과 운영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재무적으로도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피니 캐피털은 논평을 거부했으며 시틱증권과 홍콩 규제당국은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단속은 홍콩에서 2017년 이후 약 9년 만에 이뤄진 최대 규모의 금융권 수사다. 당시 규제당국은 이른바 '에니그마 네트워크'로 불린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8곳을 수색하고 기업 임원 3명을 체포한 바 있다.

압수수색 대상에 오른 인피니 캐피털은 모건스탠리 출신인 토니 친이 설립한 투자사로 최근 홍콩 IPO 및 사모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왔다. 이 회사는 센스타임 그룹, 베이징 포스 패러다임 테크놀로지 등에 대한 지분 투자를 완료한 바 있다.

홍콩은 2025년 전 세계 IPO 시장 1위를 차지하는 등 최근 신규 상장이 급증했다. 이에 규제당국은 부실한 IPO 신청서 제출과 관련해 증권사들에 여러 차례 경고해왔다. 최근 헤지펀드 세간티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기소되는 등 홍콩 금융가에 대한 사정 압박이 거세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