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12일 일본 증시가 중동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유가 급등과 사모 크레디트(사모 대출) 시장 부실 우려라는 이중고에 하락 마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전일 대비 1.0% 내린 5만4452.96엔에, 토픽스지수는 1.3% 하락한 3649.85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상 비축유 방출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이어간 점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여기에 미국 대형은행들을 중심으로 사모 크레디트 자산 건전성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원유 공급망 불안은 IEA의 개입으로도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이라크가 석유항 운영을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면서 브렌트유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토 다카시 노무라증권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블룸버그에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태라 비축유 방출만으로는 시장이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모 크레디트 시장에 대한 우려도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모건스탠리가 일부 사모 크레디트 펀드의 환매를 제한한 데 이어 JP모건이 관련 대출을 억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카모토 유키 다이와증권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은행권이 사모 크레디트 자산의 질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음을 시사하며 시장 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그룹(SBG) 주가 하락도 지수에 부담을 줬다. 자회사인 페이페이(PayPay)가 미국 신규 주식 공개(IPO) 가격을 희망 범위 하단보다 낮은 주당 16달러로 결정한 여파다.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59.24엔까지 치솟으며 연초래 최저치(159.45엔)에 근접했다. 이후 일본 금융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고 158엔 후반대에서 움직였다. 스즈키 히로후미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수석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는 "유가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중기적인 엔화 약세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며 국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국채 가격 하락). 일본의 신규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2.5bp(1bp=0.01%포인트) 오른 2.18%를 기록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다음 주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중동 사태와 유가 급등이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떤 견해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