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암 전단계 질환인 '바렛식도'의 암 진행을 억제하는 약물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담즙산 조절 약물인 오베티콜산(OCA)이 바렛식도의 악화를 막고 발암 과정을 차단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연구다.
11일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임상시험 정보 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스에 따르면, 바렛식도 환자를 대상으로 오베티콜산의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 2상 시험이 개시됐다. 이번 임상은 위약(가짜 약)과 비교해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는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한 그룹은 6개월간 매일 오베티콜산 25mg을 복용하고, 다른 그룹은 같은 기간 위약을 복용한다. 연구진은 치료 전후 식도 조직의 'LGR5' 양성 세포 수 변화를 1차 평가지표로 삼아 효과를 측정한다.
LGR5는 암 줄기세포 표지자로 알려져 있어, 이 세포의 변화를 통해 암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바렛식도는 위식도 역류 질환이 만성화되면서 식도 점막 세포가 변형되는 질환으로, 식도 선암의 주요 위험인자로 꼽힌다.
오베티콜산은 파네소이드 X 수용체(FXR)를 활성화하는 기전을 가진다. FXR이 활성화되면 체내 담즙산 생성이 줄어들고 염증 반응이 억제된다. 연구진은 이 과정을 통해 역류하는 담즙산에 의한 식도 조직 손상과 이형성증(세포 변형)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임상에서는 약물 투여 후 혈중 약물 농도, 담즙산 성분 변화, 암 진행 관련 생체표지자(증식·사멸·산화 손상 지표) 등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또한 가려움증,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 등 안전성 프로파일도 면밀히 관찰할 계획이다.
현재 바렛식도는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한 추적 관찰이 주된 관리 방법이며, 심한 이형성증이 발견될 경우에만 시술적 치료가 이뤄진다. 만약 이번 임상을 통해 오베티콜산의 암 예방 효과가 입증된다면, 바렛식도 환자의 암 진행 위험을 낮추는 최초의 약물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