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가 불법으로 판명된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인상분을 환급하라는 소비자 집단소송에 직면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리노이주에 거주하는 코스트코 회원 매튜 스토코브는 전날 일리노이 연방법원에 코스트코를 상대로 이 같은 내용의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미국 전역의 코스트코 회원을 대표하는 집단소송으로의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지난달 미국 대법원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를 불법으로 판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후 국제무역법원은 연방정부가 징수한 관세 약 1660억달러(약 239조400억원)를 환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으나 구체적인 환급 방식과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소송을 제기한 스토코브 측은 소비자가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의 실질적인 피해자이지만, 수입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직접 환급받을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진정으로 피해를 본 당사자들은 직접적인 구제 수단이 없다"며 코스트코가 관세 관련 가격 인상분과 이자를 환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코스트코 측은 이번 소송에 대해 공식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론 바크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정부로부터 관세 환급을 받게 되면, 더 낮은 가격과 더 나은 가치를 통해 회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최선의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직접적인 현금 환급 대신 가격 인하 등 다른 방식으로 보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소비자 환급 문제는 기업별로 다른 양상을 띤다. 페덱스(FedEx)와 같이 고객에게 관세 할증료를 명확히 청구한 일부 기업들은 정부 환급 시 고객에게 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코스트코를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들은 공급업체와 재협상하거나 일부 비용을 자체 흡수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세 비용에 대응해왔다고 주장하며, 소비자에게 비용을 모두 전가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 불법 관세 환급을 요구하는 소비자 소송은 코스트코뿐만 아니라 페덱스, 유피에스(UPS), 안경업체 에실로룩소티카 등 여러 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편 코스트코 역시 지난해 연방정부를 상대로 관세 환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2000여개 기업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