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 교향악단인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BSO)가 12년간 악단을 이끌어온 안드리스 넬손스 음악감독을 사실상 해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사회 결정에 단원들이 성명을 내고 공개적으로 반발하면서 내홍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BSO 이사회는 지난 금요일 넬손스 감독과의 결별을 발표했다. BSO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악단과 넬손스 감독이 미래 비전에 대해 뜻을 같이하지 않았다"고 짧게 결별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이튿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넬손스 감독의 임명을 끝내기로 한 이사회 결정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단원들은 안드리스의 미래 비전을 믿는다"고 덧붙여 이사회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라트비아 출신의 넬손스 감독(47)은 2014년부터 BSO 음악감독으로 재직해왔다. 계약에 따라 그의 임기는 2027년 여름에 만료될 예정이며 그때까지 감독직을 수행하게 된다. 넬손스 감독은 자신을 지지해준 단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서한을 공개하며 이번 결정이 자신의 의사가 아니었음을 분명히 했다.
WSJ은 이번 해임 방식이 매우 이례적이고 갑작스럽다고 지적했다. 통상 지휘자와 악단이 1시즌 전 통보로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에버그린' 계약에 따른 것이지만, 이처럼 단원들과의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특히 매체는 이사회의 결정이 악단과 가장 긴밀하게 협력하는 단원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BSO 내부의 심각한 갈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넬손스 감독의 전임자였던 제임스 러바인, 세이지 오자와 등과 비교하며 그의 기여를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지휘자 에사페카 살로넨이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를 떠난 사례와도 비교된다. 당시에도 단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악단이 지휘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았다. WSJ은 BSO 이사회가 넬손스 감독 해임의 구체적인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단원과 대중에게 더 상세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