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폐막하고 기술 자립을 핵심으로 하는 5개년 계획을 확정하며 불확실한 세계 정세 속에서 '안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12일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인대는 이날 폐막회의를 열고 향후 5년간의 국가 운영 방향을 담은 '5개년 계획'을 찬성 2758표, 반대 1표, 기권 2표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공식 승인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다. 리창 총리는 앞서 전인대 개막 당시 2026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4.5~5%로 제시했다. 이는 단기적인 고성장보다 장기적인 기술 혁신에 집중할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번 계획이 불확실한 세계에 안정성을 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지난 11일 자 1면 논평에서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중국은 변화와 격동으로 가득 찬 세계에 더 많은 안정성과 확실성을 주입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군사력 사용 등으로 기존 국제 질서가 흔들리는 상황과 대조를 이루려는 의도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3주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다.
전인대는 또한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확립을 강조하는 소수민족 관련법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민족 간 공동 발전과 유대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외부에서는 사실상의 동화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제임스 레이볼드 호주 라트로브대 교수는 "소수민족의 의미 있는 자치권을 보장하겠다는 공산당의 초기 약속에 사망 선고를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 문제와 관련해서는 '탄소 배출 집약도'를 17% 낮추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경제 규모 대비 배출량을 줄이는 것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총배출량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독일 뉴클라이밋 연구소의 니클라스 호네는 "국제적인 모범 사례는 집약도 목표에서 절대 배출량 감축 목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인대 기간 중 소셜미디어에서는 노동자들의 휴식권 보장 관련 제안이 큰 주목을 받았다. 연차 휴가를 현행 5일에서 10일로 늘리거나 퇴근 후 업무지시를 거부할 권리를 보장하자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는 중국 내 극심한 업무 경쟁에 대한 우려와 함께, 여가 확대를 통한 소비 진작의 필요성이 반영된 현상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