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고위 무역대표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주말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핵심 현안을 조율한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이달 말 베이징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의 사전 준비를 위해 이번 주말 파리에서 회동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 재개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대두는 양국 무역 관계의 중심에 있는 상징적인 품목이다. 중국은 막대한 규모의 가축 사료용 수입이 필요하고, 미국 농가는 수출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어 상호 의존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양국은 2025년 수개월간의 무역전쟁 끝에 지난해 10월 중국이 미국산 대두 1200만톤을 구매하기로 합의하며 휴전했다. 하지만 이후 추가 구매가 중단된 상태다. 양국 휴전 협정에는 중국이 2026년부터 3년간 매년 2500만톤의 미국산 대두를 수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시장은 이번 회담이 교착 상태를 풀 단초를 제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우찬중다선물의 멍장위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양국 정상회담이 추가 구매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중국이 현 시즌 구매량을 2000만톤으로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하지만 여러 변수로 인해 전망은 불투명하다. 중국이 반대하는 미국의 이란 내 군사 작전이 정상회담 분위기를 흐릴 수 있고,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을 일부 제한한 판결도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농업 분석업체 노불애그의 수전 스트라우드 애널리스트는 "중동 분쟁이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하면서 시장은 주요 무역 돌파구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분위기"라며 "과거 협상에서 볼 수 있었던 중국의 '성의 표시용' 대두 구매가 3월 들어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등 남반구에서 생산된 저렴한 대두가 시장에 풀리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중국의 민간 압착업체들은 가격에 민감해 브라질산을 선호하는 반면, 그동안의 미국산 대두 구매는 국영 수입업체들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주도해왔다. 결국 이번 회담과 이어질 정상회담에서 경제 논리를 넘어선 정치적 결단이 내려질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