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2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호주달러 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12일 멜버른 연구소에 따르면 호주의 3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5.2%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호주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지난 2월 5.0%를 기록했으며 1년 전인 지난해 3월에는 3.6% 수준이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지자 시장에서는 호주중앙은행(RBA)이 다음 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호주 4대 주요 은행 중 3곳은 RBA가 오는 1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금리 인상 기대감은 앤드루 하우저 RBA 부총재의 발언으로 더욱 증폭됐다. 하우저 부총재는 지난 10일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이란과의 전쟁에서 비롯된 추가적인 물가 압력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옵션 시장에서는 호주달러의 강세를 점치는 투자가 크게 늘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미국 달러 대비 호주달러의 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거래량은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의 6배에 달했다. 12일에도 3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 자료에서도 1억5000만호주달러(약 1541억원) 이상의 대규모 콜옵션 관련 거래가 풋옵션보다 6배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그룹의 아난드 고얄 아시아태평양 금융기관 외환영업 대표는 "거시 헤지펀드들이 미국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 대비 호주달러 콜옵션을 통해 강세 전망에 대한 익스포저를 늘리려는 수요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높은 호주의 단기 금리가 캐리 트레이드 대상으로 매력적이며, 광범위한 달러 강세가 거의 끝났다는 인식이 커지는 점도 호주달러 강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호주달러는 올해 들어 미국 달러 대비 약 7%, 뉴질랜드 달러 대비 4% 이상 상승했다. 지난 11일에는 장중 71.87미국센트까지 오르며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바클레이즈 등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비슷한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유럽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단기 이벤트 위험에 대비해 호주달러 콜옵션 등 단기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호주달러 가치가 최근 몇 달간 상승하면서 현지 연기금들은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 보호를 위해 환헤지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