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누적 피해액 4조7000억원에 달하는 전세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계약 전 임차인이 임대인의 세금 체납 정보와 선순위 권리관계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다.
관계부처는 10일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전세사기의 주된 원인으로 꼽혀온 임대인과 임차인 간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세사기 누적 피해자는 3만5909명, 피해 보증금액은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빌라왕 사태' 이후에도 월평균 700여건의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근본적인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전세계약 위험진단 서비스' 도입이다.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영하는 '안심전세앱'을 고도화해 법원행정처, 행정안전부, 국세청 등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예비 임차인은 계약 전 해당 주택의 주소만 입력하면 등기부등본상 선순위 채권, 다가구주택의 선순위 보증금 규모, 임대인의 국세·지방세 체납 정보, 신용 정보 등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계약의 위험도를 사전에 진단하고 위험 계약을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다가구주택의 선순위 보증금 정보 등 주택 관련 정보는 임대인 동의 없이도 확인할 수 있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이 추진된다. 다만 임대인의 세금 체납이나 신용 정보 등 개인에 관한 정보는 현행처럼 임대인 동의를 전제로 제공된다.
전입신고 당일 집주인이 대출을 받아 근저당을 설정하는 사기 수법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현행법상 전입신고의 대항력은 다음 날 0시부터 발생해, 당일 설정된 근저당보다 후순위로 밀리는 허점이 있었다. 정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대항력 효력이 전입신고 즉시 발생하도록 조정할 방침이다.
공인중개사의 책임도 강화된다. 법 개정 이후 공인중개사는 새로 구축되는 통합정보 시스템을 통해 선순위 권리관계를 의무적으로 확인하고 임차인에게 설명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상향하고 영업정지 등 처벌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정부는 관련 법률 개정안을 올해 3월 중 발의하고, 시스템 구축을 8월까지 마쳐 오는 9월부터 대국민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법 개정 전이라도 임대인 동의를 전제로 한 서비스는 먼저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