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노동조합이 원청 기업과 직접 교섭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가운데, 정부가 하청의 교섭력을 약화시키는 원청의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고용노동부는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원·하청 동반성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하청 노동자가 자신의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한 개정 노동조합법(노조법) 시행에 맞춰 이뤄졌다.

개정 노조법은 다층적 하도급 구조 속에서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을 보장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 평가된다. 양 부처는 법의 취지가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 부처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공정위는 하청기업과 노동자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불공정 관행을 집중 점검한다. 주요 점검 대상은 부당한 납품대금 미지급 및 단가 인하, 기술 탈취, 산업재해·안전 비용을 하청에 떠넘기는 부당특약 등이다. 공정위는 위반 행위 적발 시 과징금 부과 수준을 높이는 등 제재를 강화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개정 노조법의 현장 안착을 지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다양한 상생 협력 모델을 발굴·확산하고, 개별 사례의 사용자성 판단을 돕기 위한 유권해석을 지원한다. 또한 교섭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노동위원회를 통해 신속히 사용자성을 판단하고 현장 지도도 강화한다.

양 부처는 향후 납품단가 후려치기나 임금체불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이고, 산업재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구조적인 불공정 거래로 인해 임금체불이 발생한 경우 원청에 대한 직권조사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불공정한 거래 구조가 노동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약해진 노동의 권리가 다시 불공정 거래를 고착화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놓여 있다"며 "개정 노조법은 구조화된 격차를 바로잡기 위한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법 취지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참여와 협력의 노사관계 구축과 함께 공정한 거래질서가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공정위와의 협력을 통해 원·하청이 함께 성장하는 노동시장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