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한 군사 작전이 이란과의 분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장기전이 될 것으로 대비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관련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분쟁이 끝난 이후에도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헤즈볼라에 대한 작전 목표에 대해 "북부 지역 주민들을 대피시켜야 한다는 지속적인 공포가 없도록 충분한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과거 헤즈볼라와의 교전에서 북부 국경 지역 주민들을 대피시킨 바 있다.

앞서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란의 핵과 탄도미사일 역량을 파괴하기 위한 미국-이스라엘 연합 작전이 '몇 주'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이 예정보다 앞서 거의 완료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 아랍 외교관은 FT에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의 전쟁이 이란과의 전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국제 사회 행위자들을 대비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가 헤즈볼라 비무장화를 돕겠다고 제안하는 등 외교적 노력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적대 행위는 이스라엘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사살한 데 대한 보복으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로켓과 드론을 발사하면서 다시 격화됐다. 한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헤즈볼라가 심각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후 레바논 전역의 600곳 이상을 타격했으며, 공격은 헤즈볼라의 영향력이 강한 남부 지역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 집중됐다. 이로 인해 2024년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레바논 민간인 대피 사태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2024년 휴전 이후 레바논 영토 내 최소 5개 진지에 병력을 유지해왔으며, 현재 국경 지대에 걸쳐 최소 12개의 전초기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헤즈볼라의 국경 너머 공격 시도를 막기 위한 방어적 조치라는 게 이스라엘 측의 설명이다.

다만 수만 명의 예비군을 동원했음에도 이스라엘군은 아직 2024년 지상전처럼 레바논 국경 마을 깊숙이 진격하지는 않았다. 한 이스라엘 안보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중 자산이 이란 전선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지난 9일 지휘관들에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인내심이 필요하다"라며 장기전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레바논군은 남부 국경 '블루 라인'을 따라 배치된 거의 모든 진지에서 철수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