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중동 위기 고조로 장중 30% 가까이 폭등했다가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인 9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 초반 한때 29% 급등하며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2022년 중반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급등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교통이 거의 마비되고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고정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주요 7개국(G7)이 전략비축유(SPR)의 공동 방출 가능성을 시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쟁이 곧 끝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이로 인해 브렌트유는 장중 고점 대비 마감 가격이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극심한 공포 속에서 거래했다고 전했다. 27년 경력의 시장 분석가 닉 트위데일은 AT 글로벌 마켓을 통해 "완전한 패닉 트레이딩이었다"며 "'도대체 유가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빗발쳤다"고 말했다.

중국 소재 데번포트 에너지의 토비 콥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변동성을 즐기고 있지만 기진맥진할 정도"라며 "헤드라인과 트윗에 의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의 롤러코스터 장세는 다른 원자재 시장으로도 번졌다. 알루미늄 가격은 2022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고, 은 가격은 6% 가까이 급락했다. 달러 강세 영향으로 금값도 하락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시장 역시 혼란에 빠졌다. 아시아 LNG 구매자들은 공급 부족을 우려하며 패닉에 빠졌고, 인도의 GAIL은 3월 인도분 LNG 구매 입찰에 실패했다. 이는 시장에 여유 물량이 없음을 시사한다.

싱가포르 8밴티지(8VantEdge)의 스테파노 그라소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하룻밤 사이에 바뀔 수 있는 정치적 결정을 가격에 반영하려 하고 있다"며 "예측보다는 위험 관리에 집중하고 포지션 규모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대응"이라고 조언했다. 유가의 변동성은 10일에도 이어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 초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