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헬리콥터처럼 활주로 없이 수직으로 이착륙하고, 제트기처럼 고속으로 비행할 수 있는 신개념 항공기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10일(현지시간) 항공우주 전문매체 뉴 아틀라스에 따르면 DARPA는 '스프린트(SPRINT)'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벨 텍스트론이 개발 중인 틸트로터 항공기를 'X-76'으로 공식 명명했다. X-76이라는 명칭은 2026년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붙여졌다.
X-76의 개발 목표는 V-22 오스프리와 같은 회전익 항공기와 고성능 제트기의 장점을 결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제트기는 운용에 활주로가 필수적이며, 회전익 항공기는 비행 성능에 한계가 뚜렷하다. X-76은 이러한 제약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틸트로터기인 V-22 오스프리는 대형 로터가 고속 비행 시 상당한 항력을 발생시켜 최고 속도가 시속 약 500km에 머무는 한계가 있었다. X-76은 고속 수평 비행으로 전환할 때 이 로터를 정지시킨 뒤 동체 쪽으로 접는 혁신적인 방식을 채택해 문제를 해결한다.
X-76은 수직 이착륙 시에는 일반 틸트로터기처럼 작동한다. 이후 전방으로 가속하며 날개에서 양력이 발생하고, 시속 약 278~370km의 임계 속도에 도달하면 로터로 가는 동력이 차단된다. 로터는 회전을 멈추고 뒤로 접혀 유선형의 팟(pod) 형태가 된다.
이 과정에서 엔진 동력은 동체 후방의 제트 노즐로 전환된다. 로터의 항력이 사라지면서 X-76은 최고 시속 833km 이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제기는 약 454kg의 탑재량을 싣고 1852km의 항속거리를 목표로 한다.
X-76은 개념 및 설계 단계를 마치고 상세 설계와 제작에 들어가는 2단계에 진입했으며, 2027년부터 3단계인 비행 시험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안 히긴스 DARPA 스프린트 프로그램 매니저(미 해군 중령)는 "스프린트를 통해 우리는 단순한 X-플레인을 넘어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고 있다"며 "활주로 없이도 전 세계 어디에서나 기습, 신속 증원, 인명 구조가 가능한 속도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