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미국 국방부와의 갈등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가운데, 경쟁사인 오픈AI와 구글까지 앤트로픽 지원에 나서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제프 딘 구글 딥마인드 수석 과학자를 포함한 오픈AI와 구글 소속 연구원 30여명은 앤트로픽을 지지하는 공동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개인 자격으로 서명했으며, 소속 회사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연구원들은 의견서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AI 기업 중 하나를 처벌하려는 국방부의 시도는 미국 AI 산업과 과학 경쟁력에 명백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갈등은 앤트로픽의 AI 모델 사용처를 둘러싼 국방부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시작됐다. 특히 대규모 내국인 감시와 자율 살상 무기 등에 대한 AI 기술 활용 제한을 두고 양측의 이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미군과 거래하는 어떤 계약자나 협력사도 앤트로픽과 상업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발표하며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대상으로 공식 지정했다.
이에 앤트로픽은 국방부의 결정이 수정헌법 제1조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회사에 대한 부당한 보복 조치라며 2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앤트로픽은 이번 사태로 막대한 재정적 타격을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크리슈나 라오 앤트로픽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법원 진술서에서 "국방부 관련 사업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던 수천억원의 올해 매출이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 조치로 다른 기업들까지 우리와 협력을 꺼리게 되면, 2023년 AI 기술 상용화 이후 총매출에 맞먹는 최대 7조2000억원(50억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폴 스미스 최고상업책임자(CCO) 역시 "정부의 압박으로 사업 파트너들이 깊은 불신과 공포를 느끼고 있다"며 "일부 고객은 협상을 중단하거나 계약 파기 조항을 요구했고, 공급망 위험 지정 이후 회의를 아예 취소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업계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앤트로픽과의 협상 결렬 후 국방부와 별도 계약을 체결한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조차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조치는 AI 산업과 국가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은 국방부와 관련 없는 고객에게는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법적 다툼이 진행되는 동안 군 관련 계약 업체들과의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임시 명령을 법원에 요청한 상태다. 첫 심리는 이르면 오는 금요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수 있다. 미 국방부는 정규 업무 시간 외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