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0대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챗봇과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증시의 새로운 주도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에서 '샤오덩(小邓·작은 개미들)'으로 불리는 Z세대 개인 투자자들이 2경 160조원(14조달러) 규모의 중국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금융 분석 대신 AI 챗봇의 추천과 온라인 커뮤니티의 정보에 의존해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관련 데이터는 이들의 급증세를 보여준다. 핑안증권과 후룬연구소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2024년 9월부터 2025년 1월 사이 중국의 30세 미만 투자자 수는 두 배로 증가해 전체 개인 투자자 2억4000만명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현지 매체 지에미엔은 지난해 개설된 신규 주식 계좌의 45% 이상이 35세 미만 투자자의 소유라고 보도했다.
'샤오덩'의 등장은 중국의 경제·사회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지속된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저금리 기조 속에서, 고학력이지만 고용 불안을 겪는 젊은 층이 새로운 부의 창출 수단으로 주식 시장에 눈을 돌린 것이다. 이는 부모 세대가 저축을 중시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들은 주로 고성장 기술주, 방산주, 광산주 등에 과감히 투자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상하이의 대학생 리토 첸(24)은 블룸버그에 "기성 분석가들이 추천한 우량주에 투자했다가 저축액을 모두 잃었다"며 "이후 키미(Kimi), 지푸(Zhipu) 같은 AI 챗봇과 인터넷 추천을 통해 기술주 등에 투자해 손실을 만회하고 수익까지 냈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기술업계 종사자 제인 왕(32) 역시 부친의 조언을 무시하고 자신의 판단으로 큰 수익을 올린 사례다. 그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을 예상하고 신재생에너지 기업 '선그로우 파워 서플라이(Sungrow Power Supply Co.)' 주식을 계속 보유했다. 그 결과 2025년 이 주식은 130% 급등했다. 왕씨는 "내 사고방식이 현재 시장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Z세대 투자자들의 이러한 성향은 시진핑 주석이 미국과의 경쟁을 위해 육성하고자 하는 AI 등 첨단 기술 분야로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얀 카이원 중국 포춘증권 수석 전략 분석가는 "젊은 투자자들의 참여가 중소형주와 기술 부문의 거래를 활성화시켜 신흥 산업의 자금 조달과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샤오덩'의 부상에 증권사들도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만화 캐릭터 마스코트, 팟캐스트, 단편 영화 등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양루이 상하이 프로스펙트 투자운용 펀드매니저는 "투자가 점점 단기화되고 심리에 좌우되며 젊은 투자자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됐다"며 "기성 투자자는 하락을 두려워하고 신규 투자자는 기회를 놓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고방식의 차이가 중국 주식 시장의 역학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