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치안군이 갱단 소탕을 위해 벌인 드론 공습으로 아동 17명을 포함한 민간인 60여명이 숨지는 등 총 12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최근 몇 달간 작전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티 치안군은 지난해 3월부터 미국 민간군사기업 벡투스 글로벌(Vectus Global)의 지원을 받아 수도 포르토프랭스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 폭발물을 장착한 쿼드콥터 드론으로 갱단 소탕 작전을 벌여왔다. 벡투스 글로벌은 악명 높은 민간군사기업 블랙워터의 창립자 에릭 프린스가 이끄는 회사다.

로이터는 아이티 총리실, 국방부, 경찰, 벡투스, 미국 국무부 등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즉각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아이티 주재 미국 대리대사는 지난달 상원 위원회에서 국무부가 벡투스의 아이티 내 서비스 수출을 허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후아니타 고에베르투스 HRW 미주 국장은 로이터에 "불법적인 치명적 무력 사용을 기록했다"며 "아이티의 파트너 국가들은 치안군이 민간인 보호 장치를 마련할 때까지 협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더 많은 어린이가 죽기 전에 아이티 당국이 치안군과 민간 계약업체들을 시급히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RW는 의사, 희생자 유족, 지역사회 지도자들과의 인터뷰 및 공습 영상 등을 토대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 21일까지 드론 공습으로 1243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또한 민간인 49명을 포함해 738명이 부상했으며,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드론 작전 횟수는 이전 3개월에 비해 거의 두 배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한 아동 희생자 중 절반 이상은 3세에서 12세 사이로, 지난해 9월 한 스포츠센터에서 갱단이 선물을 나눠주던 중 공습으로 사망했다. 일부 주민들은 건물과 차량 사이를 오가며 목표물을 추적하는 드론 때문에 집 밖에 나가기가 두렵다고 HRW에 증언했다.

유엔 아이티사무소(BINUH) 역시 거리에서 물건을 팔던 세 아이의 어머니가 드론 공습으로 사망하고, 갱단원 2명이 피신한 집에 있던 여성이 함께 숨지는 등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를 기록했다. BINUH는 지난달 해당 사상자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징후가 없다고 밝혔다.

케냐, 미국, 유엔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아이티 치안군은 주요 갱단 두목을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 무장 갱단은 수도를 넘어 세력을 확장해 수천 명을 살해하고 1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을 발생시키는 등 국가 경제를 마비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