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투자은행(IB) 업계에서 거래량이 회복되면서 고위급 임원들이 경쟁사로 이직하는 등 인재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수합병(M&A) 등 거래가 다시 활기를 띠자 글로벌 투자은행 간 인재 영입 경쟁이 재점화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지정학적 긴장과 주요국 성장 둔화로 주춤했던 인력 이동이 다시금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스위스 투자은행 UBS 그룹의 인력 유출이 두드러진다. UBS에서 15년간 근무한 인드란 타나 아시아 부동산·숙박·레저 부문 대표는 지난주 씨티그룹으로 이직하기 위해 사임했다. 이는 조나단 퀘벡이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으로 옮기면서 발생한 공석을 채우기 위한 이동이다.
홍콩에서 근무하던 UBS의 또 다른 딜메이커 퍼거스 호로빈도 JP모건체이스의 해외 부동산 투자은행 사업부로 자리를 옮긴다. 이 외에도 워렌 우 UBS 동남아·인도 기술·미디어·통신(TMT) 부문 대표 역시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UBS의 인력 이탈은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 이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UBS는 지난 2년간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 다른 월가 은행들과 달리 아시아 지역 인력을 대부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실적이 부진한 직원을 내보내는 동시에, 경쟁사들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며 핵심 인재를 빼가는 상황에 직면했다.
다른 은행에서도 인재 이동이 잇따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민 자오 상무는 제프리스로, 씨티그룹의 아론 장은 모건스탠리로 각각 이직했다. JP모건의 캐런 첸 중국 소비·소매 부문 대표도 최근 경쟁사로 옮기기 위해 사임했다.
반면 일부 투자은행들은 공격적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제프리스는 기술, 산업, 바이오테크 부문의 회복세에 힘입어 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JP모건은 지난 6개월간 아시아 지역에서 약 12명의 고위급 투자은행가를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씨티그룹 역시 지난해 8월부터 아시아 투자은행 사업부의 핵심 인재를 꾸준히 보강하고 있다. 도이체방크 출신의 디팍 당가야흐를 부채자본시장 공동대표로, 골드만삭스 출신의 비크람 차발리를 금융스폰서 총괄로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인력 이동과 관련해 UBS, BofA,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JP모건 등 관련 은행과 당사자들이 모두 논평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