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조7000억원 규모의 피해를 낳은 전세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임차인이 계약 전 주택의 선순위 권리관계와 임대인의 신용 정보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다.
정부는 1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비유되던 임대인과 임차인 간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사후 구제가 아닌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25년 12월 말 기준 누적 전세사기 피해자는 3만5909명, 피해 보증금액은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여전히 월 700여건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국가 역량을 총결집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계약 전 전세거래 위험 한번에 파악'이다. 정부는 법원행정처,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국세청 등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부동산등기부등본, 확정일자, 전입세대 정보, 임대인 체납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연계하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예비 임차인이 주소를 입력하면 해당 주택의 선순위 보증금 규모와 근저당 등 권리관계는 물론, 임대인 동의를 전제로 세금 체납액과 신용 정보까지 한 번에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안심전세앱'을 고도화해 2026년 9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임대인 동의 없이도 주택 관련 정보를 연계할 수 있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 법 개정 전까지는 임대인 동의를 받는 방식으로 우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입신고 당일 임대인이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가로채는 사기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현행법상 임차인의 대항력은 전입신고 다음 날 0시부터 발생하지만, 근저당 설정은 등기 접수 즉시 효력이 생기는 허점을 악용한 사례가 빈번했다.
이에 정부는 임차인의 대항력이 전입신고 즉시 발생하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추진하고, 은행 등 금융기관이 대출 심사 시 확정일자 및 전입세대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 연계도 2026년 9월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공인중개사의 책임도 대폭 강화된다. 앞으로 공인중개사는 새로 구축되는 통합정보 시스템을 통해 선순위 권리 총 규모를 의무적으로 확인하고 임차인에게 설명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상향하고 영업정지 등 처벌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