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임차인의 전입신고 당일 집주인이 은행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가로채는 전세사기를 막기 위해 대항력 효력 발생 시점을 앞당기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 방지 대책'을 합동으로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사후 구제 중심이었던 기존 정책을 선제적 예방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의 대항력은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날 0시부터 발생한다. 일부 임대인들은 이 시간차를 악용해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한 당일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근저당을 설정하는 사기 행각을 벌여왔다.
이 경우 근저당 설정 등기가 전입신고 효력보다 빨라 임차인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후순위로 밀려나게 된다. 정부는 이런 편법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대항력 효력이 '전입신고 처리 시' 곧바로 발생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계약 전 단계에서 위험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도 구축한다. 현재 임차인이 선순위 보증금이나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하려면 여러 기관을 직접 방문해야 하고 임대인의 동의를 얻기도 어려웠다.
정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안심전세 앱'을 고도화해 여러 기관에 흩어진 정보를 통합 제공할 방침이다. 예비 임차인은 이 앱을 통해 법원행정처의 선순위 근저당 정보, 국토부의 확정일자 정보, 행안부의 전입세대 정보, 국세청·행안부의 임대인 세금 체납 정보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법적 근거 마련 전인 오는 2026년 9월부터 임대인 동의를 받는 방식으로 우선 제공될 예정이다.
공인중개사의 책임도 강화된다. 공인중개사가 통합 정보 시스템을 통해 선순위 권리관계를 직접 확인하고 이를 임차인에게 의무적으로 설명하도록 했다. 만약 확인·설명 의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상향하고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등 처벌 수위도 높일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세사기는 사회 초년생의 희망을 앗아가는 중대한 범죄"라며 "정부 역량을 총동원해 임차인이 안심하고 계약할 수 있는 환경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