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과 중동, 유럽 국가들로부터 이란의 샤헤드 드론 대응법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는 11건의 문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생명 보호, 요격기, 전자전 시스템, 훈련 등 우크라이나의 경험에 대한 분명한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시작한 이후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이란은 이후 역내 미군 기지와 주변국을 향해 2000기가 넘는 샤헤드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발사한 수만 기의 샤헤드 드론에 수년간 맞서 싸워왔다.
미국과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의 경험에 주목하는 이유는 비용 효율성 문제 때문이다. 샤헤드 드론의 가격은 대당 2만~5만달러(약 2880만~7200만원)에 불과하지만, 이를 요격하는 AIM-132 같은 기존 방공 미사일은 한 발에 25만달러(약 3억6000만원)에 달해 격추할수록 손해인 구조다.
우크라이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저비용 대응책을 개발했다. 전자전 장비를 활용해 드론을 교란하고, 기관총을 장착한 기동 타격대를 운용하며, 특히 폭발물을 싣고 드론에 직접 충돌하는 '요격 드론'을 대량 생산해왔다. 이 요격 드론은 대당 2000~6000달러(약 288만~864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구체적인 지원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돕기 위해 요격 드론과 전문가팀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중동 국가들도 이란의 드론 공격에 노출된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지원을 통해 방산 수출 시장을 확대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 드론 제조업체 스카이폴은 로이터에 월 5만대의 요격 드론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 중 1만대는 수출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미국 역시 자체적으로 1만5000달러(약 2160만원)짜리 재사용 가능 요격 드론 '메롭스' 시스템을 중동에 배치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이번 지원의 대가로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을 추가로 공급받기를 희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과 동맹국 역시 중동 전선에서 패트리엇 재고를 소진하고 있어 우크라이나의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