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달러당 1만7000루피아' 선을 지키기 위해 시장 개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성이 큰 유가, 달러 강세, 이란 분쟁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가 겹치며 인도네시아의 투자 매력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루피아화 약세는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가 직면한 위험을 부각한다. 통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향후 몇 달간 재정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 이미 여러 신용평가사가 인도네시아의 경제 방향에 대해 경고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통화 안정 능력이 투자자 신뢰 회복에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MUFG 은행의 로이드 찬 통화 전략가는 "달러 강세와 취약한 투자 심리가 현재 루피아화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중앙은행은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고 대외 균형의 급격한 악화를 막기 위해 1만7000루피아 선을 강력히 방어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8일 루피아화는 달러당 1만6945루피아로 마감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2024년 말부터 루피아화 안정을 위해 노력을 강화해왔다. 외환보유고에서 미국 달러를 매도해 루피아화를 매수하고, 2차 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개입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무라 싱가포르의 만탄 신갈라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외환보유고를 고려할 때 추가 개입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달 말까지 루피아화가 달러당 1만7200루피아까지 약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2월 외환보유고는 1519억달러로, 월간 기준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는 이미 악화했다. MSCI는 유동성과 낮은 유동 주식 비율 문제를 들어 시장 등급 하향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무디스와 피치 역시 재정 경로와 정책 방향을 이유로 인도네시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다. 자카르타 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15% 이상 하락해 세계 최악의 성과를 낸 증시 중 하나가 됐다.
중앙은행은 통화 가치 하락을 완화하기 위해 국내외 외환시장에서 "확고하고 일관된 개입"을 약속했다. 바클레이즈 은행의 오드리 옹 외환 전략가는 "글로벌 역풍이 지속된다면 정책 입안자들은 장기적으로 개입 여력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기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