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가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과의 협상 재개 가능성을 일축하며 양측의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번질 전망이다.
에밀 마이클 미 국방부 연구개발 담당 차관은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앤트로픽이 제기한 소송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마이클 차관은 앤트로픽의 소송을 '예상된 반응'이라고 평가하며, 회사가 제기한 소송이 국방부의 결정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앤트로픽은 미 국방부와 다른 정부 기관들이 자사를 '공급망 위협'으로 지정하고 정부 계약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앤트로픽은 소장에서 정부의 조치가 미국 수정헌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와 적법절차에 대한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갈등은 앤트로픽의 AI 기술 군사적 활용 조건을 둘러싼 협상이 결렬되면서 시작됐다. 앤트로픽은 자사 AI가 미국 시민에 대한 대규모 감시나 자율살상무기 개발에 사용되지 않아야 한다는 보장을 요구했으나, 국방부는 이를 거부했다.
협상이 결렬되자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협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는 통상 적대국의 기업에 내려지는 조치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거브'는 과거 국방부의 기밀 클라우드에서 작동할 수 있는 유일한 AI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 결정으로 앤트로픽이 국방부와 맺은 2억달러(약 2880억원) 규모의 기밀 AI 도구 공급 계약이 위태로워졌다. 또한 다른 방산업체와의 협력 사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미 국방부는 6개월 내에 앤트로픽을 대체할 다른 AI 공급업체로 전환할 계획이다.
앤트로픽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정부의 조치가 이미 다른 연방 계약업체와의 사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한 협력업체는 "작업을 중단하거나 기존 시스템에서 클로드를 제거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다른 업체들도 협업을 중단하거나 계약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클 차관은 앤트로픽의 요구가 군의 지휘 체계나 작전 통제에 관여하려는 의도로 비친다는 국방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앤트로픽은 모든 군사적 결정은 국방부의 몫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단지 두 가지 사용 제한 조건이 계약에 반영되길 원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마이클 차관은 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화는 끝났다. 우리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하며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못 박았다.
